타인의 영향력,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우리는 누구나 주변 사람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힘이 되고, 때로는 상처가 돼요.
우리는 누구에게나 영향을 받는다.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아요.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는 물론 스쳐 지나가는 사람조차도 마음속에 흔적을 남기곤 합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흔들리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따뜻한 칭찬 한마디는 하루를 밝히는 빛이 되고 무심한 말 한마디는 마음속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머물러 괴롭히기도 하죠.
은사님께서 해주신 "인간이 먼저 돼라"는 말은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참 깊고 어려운 말이에요.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럼에도 그 말씀 덕분에 조금씩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하게 돼요.
한때 친구에게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라며 훈수를 두었던 일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런 말을 했다는 것도 기억나지 않았어요. 하던 시절의 한마디였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친구는 그 말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여전히 꿈을 좇고 있다고 하더군요.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옳고 그른 것을 떠나 친구에게 훈계를 해서는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말 한마디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동시에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습니다.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
정식 교사는 아니지만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것이 참 많습니다. 스쳐가는 말 한마디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매 순간 실감하게 됩니다.
저 역시 학생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학생의 한마디가 수업을 돌아보게 하고, 가르침의 방식을 바꾸게 하기도 합니다. 학생이 보여주는 작은 성취와 열정은 용기와 동기를 주기도 합니다. 이런 순간들을 통해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는 말이 실감됩니다.
학생들의 눈빛과 말 속에서 새로운 시선과 깨달음을 얻고 저도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 결국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에는 경계가 없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배우고 성장하는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너 할 일 만해. 너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든 개의치 마. 그것이 나쁜 영향일지라도 그것은 온전히 본인의 몫일 뿐이야."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지랖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내뿜는 말과 행동은 상대방의 삶에 크든 작든 흔적을 남기기 마련입니다. 좋든 싫든 영향을 주는 존재라면, 그 영향은 좋은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에게도 미안함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했거나 실수를 했을 때는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사과를 자존심과 연결해 바라보는 시선이 많지만, 사과 한마디에 흔들릴 만큼 자존심이 낮지는 않습니다.
작은 변화가 주변에도 전해졌을까요? 우리 모임에는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덕분에 분위기도 전보다 부드러워졌습니다. 다투는 일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먼저 행동하고 마음을 다하면 그것이 곧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미묘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일상입니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에게 작은 흔적을 남기고, 또 누군가로부터 배우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