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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불감증은 왜 반복될까

안전 불감증은 왜 반복될까

안전 불감증은 사고 현장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은 반복되는 환경에 쉽게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위험에 대한 감각을 흐리게 만든다.

안전 불감증은 익숙함에서 시작된다.

안전 불감증은 위험한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경계심이 무뎌지는 상태를 말한다.


25년 8월 무렵이었던 것 같다.


집 안에 있는데 밖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비명이 들렸다. 창밖을 보니, 집 앞 1차선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듯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은 아이의 아빠로 보였다. 무단횡단을 하다가 차량과 부딪힌 것 같았는데, 아이는 울면서 계속 아빠를 부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무단횡단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저 익숙해졌기 때문에 더 이상 위험처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8살 무렵의 일이다.


당시 살던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주차된 차량들 사이 사각지대에서 나는 갑자기 뛰어나갔고, 결국 오토바이에 부딪히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상황에서 운전자가 나를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주차된 차량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노는 일은 나와 친구들 사이에서 너무 익숙한 일이었다. 위험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위험이 실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감각은 무뎌져 있었던 것 같다.


이 사고로 왼쪽 귀를 다쳐 병원에 갔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건, 사고 자체보다도 병원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좌절하고 있던 운전자의 모습이다. 그때 사과를 했는지는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런 사고는 우리 생활 속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최근에도 주차된 차량과 관련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안타까운 사고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불법 주차된 차량들, 놀이터로 뛰어가는 아이들, 단지를 오가는 차량들. 이런 장면이 반복될수록 위험은 익숙함 속에 가려진다. 그 익숙함이 위험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것일까. 비슷한 사고를 직접 겪었던 경험이 있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익숙함은 사고의 조건이 된다.

위험 요소가 있어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환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가끔은 거리에서 전동 킥보드를 위험하게 운전하는 모습을 본다. 인도를 빠른 속도로 주행하거나, 한 대에 두 사람이 함께 타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대부분은 큰 사고 없이 지나간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위험보다 익숙함을 먼저 학습하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사고들은 이런 익숙함의 끝에서 모습을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관행, 오래 유지된 위험 요소, 그리고 "이번에도 괜찮겠지"라는 감각들. 시간이 지나며 위험은 점점 배경처럼 흐려진다.


레일바이크 사고나 공장 화재, 구조물 붕괴 등의 사건들을 떠올리다 보면, 위험은 익숙함 속에 머물러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고를 안전불감증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익숙함은 위험을 흐리게 만들고, 그 흐려진 감각은 사고가 스며들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위험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질 뿐이다.

출처 및 참고 자료

  1. 유튜브 - (MBCNEWS) 단지 내 사고로 7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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