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없는 나그네 #fin. 복귀

[정처없는 나그네] #fin. 복귀 - 몸만 갖고 떠난 여행 마친 후기

몸만 떠난 여행을 마친 후, 여행의 끝과 그로 인한 생각들을 공유하는 후기.

후기

몸에 걸친 옷과 세면도구만으로 출발한 여행이었다. 대략적인 계획조차 즉흥적으로 세웠기에 무계획으로 한 여행이라 해도 무방하다. 금요일에 출발했고 월요일 저녁에 복귀한 이번 여행은 3박 4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큰 의미를 남긴 여행이 되었다.


아쉬웠던 점은 옷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다. 더 이상 여행을 할 수 없었던 이유도 같은 옷을 며칠씩이나 입으려니 찝찝해서 더 이상은 입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옷은 꼭 챙겨야 했다. 만약 옷이 있었으면 강원도로 이동했을 듯하다. 그래도 무계획치고 상당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누군가는 외롭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감정은 느끼지 못했다. 가령 불편한 회사 사람과 같은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것보다는 혼자인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그동안 같이 여행을 함께했던 지인들이 불편했던 것은 아니지만 혼자가 나을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에 살던 동네를 다녀온 것, 동네 친구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 저녁 풍경, 수원 버스터미널 인근 숙박 시설을 이용한 것, 버스를 타기 전 먹었던 제육 덮밥, 광주로 이동하던 버스의 모습, 해가 지는 광주 유스퀘어의 모습, 광주 지하철의 모습, 맛집으로 유명한 목하식당에서 오믈렛을 먹은 것, 공과사의 맛있었던 솔트 비엔나를 먹은 것, 관람 내내 목이 메던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같이 관람하며 사진 찍던 외국인 분들, 유스퀘어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던 나, 동대구역으로 향하던 버스의 모습, 휴게소를 이용하는 나의 모습, 해가 진 동대구역의 저녁 풍경, 혼자 여행 온 분들의 바쁜 걸음, 대구 시민분 께 길을 알려준 것, 코 닦으며 매운 돈가스를 먹은 것, 김광석을 느낄 수 있던 다시그리기길, 인테리어가 인상 깊었던 벽돌집 카페, 진천역에서 수목원까지 걸은 일, 조금은 이른 꽃 구경을 할 수 있던 수목원, 맨발의 낭만이 있던 황톳길, 나무를 그늘 삼아 쉰 일, 수목원에서 4번을 마주치던 다른 일행들, 수목원에서 동대구역으로 이동한 길, SRT를 타고 집으로 복귀한 일까지.


특별히 많은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일 하나하나 모두 좋은 추억이 된 것을 보면 언젠가 또다시 혼자만의 여행을 할 듯하다. 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여행을 마냥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었구나"

"아직도 나는 나를 잘 모르는구나😁"

최종 수정일: 2025. 3. 26. PM 11:53
전체 댓글0